
논두렁이 런웨이가 되고 농촌의 일상이 예술의 무대가 된다.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가 전남 곡성의 삶 속으로 한층 깊숙이 들어가 주민과 자연, 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새로운 농촌 예술의 가능성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논두렁 패션쇼에는 전남과학대학교 시니어공연예술모델과 재학생들이 참여하며, 이 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강진교(마크강)겸임교수는 레이싱드론 단독 촬영을 맡아 현장을 역동적인 영상으로 기록한다.
논두렁 패션쇼의 의상 제작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은 무용가이자 드랙 아티스트 ‘모어(毛魚)’로 활동해온 모지민 작가가 맡는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발레를 공부한 그는 토슈즈와 하이힐, 무용과 드랙,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넘나들며 몸과 의상, 퍼포먼스를 통해 고정된 아름다움의 기준에 질문을 던져왔다.
이번에는 모지민 작가의 시선이 곡성의 논으로 향한다. 농산물과 자연에서 얻은 재료, 농촌의 풍경을 패션의 언어로 끌어들이고 어린이와 시니어, 지역민의 몸을 통해 도시의 런웨이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특히 전남과학대학교 시니어공연예술모델과 재학생들의 참여는 이번 무대에 또 다른 의미를 더한다. 학생들은 정형화된 실내 런웨이를 벗어나 실제 농촌의 논두렁을 무대로 삼아 자연과 호흡하며 퍼포먼스를 펼친다. 세대와 공간의 경계를 넘어 지역의 삶 자체를 공연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현장이다.
이 모든 과정은 마크강의 레이싱드론 단독 촬영을 통해 영상으로 아카이빙된다. 현재 전남과학대학교 시니어공연예술모델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강은 학생들이 펼치는 퍼포먼스와 곡성의 논, 들녘의 풍경을 레이싱드론 특유의 빠르고 유연한 움직임으로 담아낸다.
일반적인 항공 촬영이 넓은 풍경을 조망하는 데 집중한다면 이번 촬영은 논두렁을 따라 이동하는 모델들의 동선과 몸짓에 밀착하고, 다시 들녘 전체로 시선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기록하는 데 의미를 둔다. 논두렁 위 모델의 움직임과 의상, 농촌의 풍경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이어지면서 현장 자체가 거대한 퍼포먼스 작품으로 기록된다.
마크강은 이번 촬영에 대해 “대학에서 학생들과 함께했던 교육의 공간이 교실과 무대를 넘어 곡성의 논과 자연으로 확장된다는 점이 특별하다”며 “레이싱드론의 시선으로 단순히 패션쇼를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움직임과 농촌의 풍경, 예술가의 창작이 서로 만나는 순간을 하나의 작품처럼 기록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논두렁은 농촌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길이지만 예술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순간 세상에 하나뿐인 런웨이가 된다”며 “특히 시니어공연예술모델과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몸과 개성을 표현하는 모습을 하늘과 지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레이싱드론으로 담아내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드론은 단순한 촬영 장비가 아니라 사람의 눈으로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예술적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영상이 행사가 끝난 뒤에도 곡성의 자연과 참여자들의 몸짓, 현장의 에너지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살아 있는 아카이브로 남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의 논두렁 패션쇼는 누가 모델이고 누가 예술가인지, 무엇이 의상이고 무엇이 풍경인지 그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문다. 모지민 작가의 창작, 전남과학대학교 시니어공연예술모델과 재학생들의 퍼포먼스, 그리고 마크강의 레이싱드론 영상이 만나 곡성의 평범한 논두렁을 하나뿐인 예술의 런웨이로 변화시킨다.
예술이 전시장 안에 머무르지 않고 농촌의 삶으로 들어갈 때 논두렁은 런웨이가 되고 주민과 학생은 예술의 주체가 된다.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그 ‘활발발(活潑潑)’한 순간을 곡성의 자연 속에서 펼쳐 보이고, 마크강의 레이싱드론은 그 순간을 또 하나의 시선으로 기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