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늘리자 신규 주문은 들어왔지만 한 번 구매한 고객이 다시 찾아오는 비율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대표는 새로운 고객을 더 데려오기 위해 광고비를 늘렸지만, 정작 기존 고객이 구매 과정에서 어디에서 불편을 느끼고 왜 다시 찾지 않는지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고객을 확보하는 일만큼 이미 만난 고객이 어떤 경험을 하고 떠나는지 살펴보는 일이 필요한 이유다.
광고를 하면 주문은 들어왔지만 고객은 남지 않았다
사업 초기에는 새로운 고객을 만나는 일이 중요했다. 온라인 광고를 하고 콘텐츠를 만들며 여러 판매채널에 상품을 올렸다. 광고를 집행한 날에는 방문자가 늘었고 주문도 들어왔다.
대표는 광고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주문이 줄면 다시 광고를 늘렸고,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기 위한 이벤트나 할인도 검토했다. 매출을 높이려면 더 많은 사람이 상품을 보게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점이 보였다.
광고를 할 때는 주문이 들어오지만 광고를 줄이면 매출도 함께 줄었다. 이미 구매했던 고객 가운데 다시 찾아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두 번째 구매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었다.
새 고객은 계속 들어왔지만 회사가 매번 처음부터 고객을 다시 찾아야 하는 구조였던 셈이다.
문제는 광고가 부족해서만은 아니었다.
한 번 찾아온 고객이 왜 다시 오지 않는지를 회사가 모르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고객은 상품 하나만 경험하지 않는다
회사는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고객이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상품만이 아니다.
광고를 보고 상품을 찾는 순간부터 주문과 결제, 배송, 문의, 교환·환불과 사후 대응까지 여러 과정이 하나의 구매 경험으로 연결된다.
상품이 마음에 들더라도 문의에 대한 답변이 늦을 수 있다. 배송 안내가 정확하지 않거나 직원마다 다른 답변을 할 수도 있다. 문제가 생긴 뒤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울 수도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각각 다른 부서나 담당자의 업무다.
광고는 마케팅 업무이고, 주문은 판매 업무이며, 배송은 물류 업무다. 고객 문의와 반품도 별도의 업무처럼 보인다.
그러나 고객은 그렇게 나눠서 경험하지 않는다.
고객에게는 모두 같은 회사와 거래하면서 겪은 일이다.
광고에서 약속한 내용과 실제 상품이 다르거나, 구매 전에는 빠르게 답했던 회사가 결제 뒤에는 연락이 늦어진다면 고객은 개별 담당자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전체의 경험으로 기억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 경험을 관리한다는 것은 친절하게 응대하는 방법만을 뜻하지 않는다.
고객이 회사를 처음 발견한 순간부터 거래가 끝난 뒤까지 어느 단계에서 불편이 생기는지를 연결해서 보는 일에 가깝다.
신규 고객 숫자만 보면 빠져나가는 고객은 보이지 않는다
대표가 매출을 확인할 때 신규 주문 건수만 보면 고객이 실제로 남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이번 달 신규 고객이 100명 들어왔더라도 이전에 구매했던 고객이 대부분 돌아오지 않았다면 다음 달에도 다시 새로운 고객을 찾아야 한다.
반대로 신규 고객 증가가 크지 않더라도 기존 고객이 반복해서 구매하고 주변에 소개한다면 매출 구조는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고객을 관리할 때는 ‘이번 달 몇 명이 샀는가’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처음 구매한 고객 가운데 다시 구매한 고객은 얼마나 되는가
첫 구매와 두 번째 구매 사이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
구매 뒤 어떤 문의가 반복되는가
교환이나 환불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객이 불만을 제기한 뒤 다시 거래하는 경우가 있는가
소개나 추천을 통해 들어온 고객이 있는가
모든 숫자를 처음부터 관리할 필요는 없다.
회사의 상품과 거래 방식에 맞는 몇 가지 항목부터 기록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신규 고객을 얼마나 많이 데려왔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만난 고객이 다음 거래로 이어지는 과정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다.
고객 불만은 없애야 할 메시지가 아니라 운영 자료다
고객 불만이 들어오면 대표와 직원은 먼저 문제를 빨리 끝내려고 한다.
환불하거나 제품을 다시 보내고, 사과한 뒤 해당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면 업무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개별 고객의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같은 불만이 반복된다면 한 건의 고객 응대로만 끝내서는 회사의 문제를 고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배송이 늦다는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면 배송 담당 직원이 친절하게 답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출고 자체가 늦은 것인지, 고객에게 안내한 예상 배송일이 실제 운영과 맞지 않는지, 배송업체에서 지연되는 것인지 원인을 나눠봐야 한다.
제품 사용법 문의가 반복된다면 고객이 이해하지 못한 탓으로만 볼 것도 아니다.
상품 설명이나 포장 안내가 부족하지 않은지, 판매 페이지에서 사용 방법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의 불만을 기록하면 직원 개인의 실수를 찾는 자료가 아니라 회사의 업무 과정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찾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불만 내용보다 반복되는 이유를 분류해야 한다
고객 문의를 모두 길게 기록하면 나중에 다시 읽기 어렵다.
처음에는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고객 반응 | 확인할 수 있는 운영 문제 |
|---|---|
배송 문의 반복 | 출고 속도, 배송 안내, 재고 관리 |
상품 설명 문의 | 상세 설명, 사용 안내, 직원 교육 |
가격·결제 문의 | 가격 표시, 할인 조건, 결제 과정 |
교환·환불 반복 | 제품 품질, 상품 설명, 포장·배송 |
직원마다 다른 답변 | 고객 응대 기준, 업무 매뉴얼 |
구매 뒤 연락 지연 | 담당자, 응답 기준, 업무 분장 |
표: 반복되는 고객 문의에서 확인할 수 있는 운영 항목 예시
이렇게 분류하면 고객 문의가 어느 지점에 집중되는지 볼 수 있다.
같은 질문이 매주 반복된다면 직원이 매번 답하는 것보다 상품 설명이나 업무 기준을 고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9편에서 업무 매뉴얼을 다룬 이유도 고객 경험과 연결된다.
직원마다 환불 기준이 다르고 고객 문의에 대한 답변이 달라지면 고객은 담당자에 따라 다른 회사를 경험하게 된다.
회사 내부의 기준이 고객에게는 브랜드의 일관성으로 나타나는 셈이다.
브랜드는 로고보다 반복되는 경험에 가깝다
브랜드를 이야기하면 회사 이름과 로고, 색상과 광고 문구부터 떠올리기 쉽다.
이런 요소도 브랜드를 구성한다.
하지만 고객이 회사를 다시 선택할지를 결정할 때는 실제 거래 과정에서 겪은 경험도 함께 작용한다.
문의했을 때 언제 답을 받을 수 있는지, 약속한 날짜에 상품이 도착하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담당자가 바뀌어도 같은 기준으로 안내하는지가 반복되면서 회사에 대한 인상이 만들어진다.
회사가 광고에서 “빠른 대응”을 강조하면서 실제 문의에는 며칠 뒤 답한다면 광고 문구와 고객 경험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
“품질을 우선한다”고 말하면서 같은 불량이 반복된다면 고객은 회사가 말하는 가치보다 자신이 경험한 결과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브랜드는 회사가 스스로 붙이는 설명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회사가 반복해서 약속하고 고객이 실제로 반복해서 경험한 내용이 서로 맞을 때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쌓일 수 있다.
좋은 후기를 모으기 전에 나쁜 경험이 반복되는지 본다
회사는 좋은 후기를 많이 확보하고 싶어 한다.
만족한 고객의 평가가 새로운 고객의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기 관리가 좋은 평가를 요청하는 일에만 머물러서는 부족하다.
부정적인 후기가 반복해서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다면 먼저 운영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
“배송 안내가 늦다.”
“문의할 때마다 답이 다르다.”
“상품 설명과 실제 사용법이 다르다.”
“환불 과정이 복잡하다.”
이런 내용이 여러 고객에게서 반복된다면 개별 고객의 취향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고객이 남긴 평가와 문의, 반품 사유를 함께 보면 회사 내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
대표가 고객 경험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든 문의에 대표가 직접 답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어떤 불만이 반복되고 있는지, 고객이 어느 단계에서 거래를 포기하는지, 회사가 약속한 내용과 실제 경험 사이에 차이가 없는지는 정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객에게 다시 연락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재구매를 늘린다고 하면 할인쿠폰이나 광고부터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고객이 다시 찾을 이유가 없는 상품이라면 메시지를 자주 보내는 것만으로 재구매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먼저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가 어떤 구매 주기를 갖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모품처럼 일정 기간 뒤 다시 구매하는 상품이 있을 수 있고, 한 번 구매하면 오랫동안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서비스 역시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형태와 일회성 거래가 다르다.
따라서 모든 고객에게 같은 시점에 같은 메시지를 보내기보다 실제 구매 특성에 맞게 다시 연락할 이유를 정해야 한다.
제품을 다시 구매할 시점이 됐을 때 안내할 수도 있고, 구매 뒤 사용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고객이 이전에 문의했던 문제의 해결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도 있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판매할 것이 생길 때만 고객을 찾는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와 회사가 다시 연락하는 시점이 맞아야 관계도 이어질 수 있다.
고객 기록은 개인정보를 많이 모으는 일이 아니다
고객관리를 시작하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좋은 관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회사가 실제 업무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
구매 이력과 문의 내용, 처리 결과처럼 거래를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기록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사용할 목적도 분명하지 않은 개인정보를 습관적으로 모으는 것은 별도의 위험을 만들 수 있다.
고객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할 때는 적용되는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확인해야 하며, 필요한 범위와 이용 목적, 보관과 접근 권한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10편에서 회사 계정과 자료의 접근 권한을 다룬 것처럼 고객정보도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자료로 두어서는 안 된다.
고객관리는 많은 정보를 모으는 일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기록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면서 다음 서비스에 활용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고객 경험은 담당 부서 하나의 일이 아니다
고객 불만이 생기면 고객센터나 영업 담당자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원인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
배송 지연은 재고나 발주 문제에서 시작됐을 수 있고, 환불 증가는 제품 설명과 실제 상품의 차이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
가격 문의가 반복되는 이유는 할인 조건을 판매 페이지에서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따라서 고객 경험을 개선하려면 문의를 처리한 직원만 볼 것이 아니라 문제가 시작된 업무 단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고객 문의를 회사 운영의 마지막 단계로 보지 않고 내부 업무를 다시 점검하는 출발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가 매주 고객 문의와 불만을 몇 건씩 직접 읽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객이 사용하는 표현을 그대로 보면 내부 보고서에서 요약된 내용과 다른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다만 개별 고객 한 사람의 의견을 전체 고객의 요구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유형인지, 실제 구매와 반품 데이터에서도 같은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고객 경험도 최소한의 숫자로 확인한다
고객 경험은 느낌만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요즘 고객 반응이 좋은 것 같다.”
“최근 불만이 많아진 것 같다.”
이런 판단만으로는 실제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작은 회사라면 처음부터 복잡한 고객 분석 시스템을 만들 필요는 없다.
몇 가지 숫자만 일정한 주기로 비교할 수 있다.
확인 항목 | 대표가 볼 질문 |
|---|---|
재구매 | 한 번 구매한 고객이 다시 거래하고 있는가 |
문의 | 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있는가 |
응답 | 고객이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가 |
반품·환불 | 어떤 이유가 반복되고 있는가 |
미처리 | 해결되지 않은 고객 문제가 남아 있는가 |
소개·추천 | 기존 고객을 통해 새로운 거래가 발생하는가 |
이 숫자 자체에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업종과 상품, 구매 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같은 기준을 지난달이나 이전 기간과 비교하면서 변화의 이유를 찾는 것이다.
재구매가 줄었다면 광고부터 늘리기 전에 어떤 고객이 떠났는지 확인한다.
반품이 늘었다면 고객 응대 직원을 탓하기 전에 상품과 설명, 배송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살펴본다.
숫자는 고객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가 고쳐야 할 지점을 찾는 단서다.
이번 주에는 고객 한 명의 여정을 따라가본다
고객 경험을 개선하겠다고 회사 전체를 한꺼번에 바꿀 필요는 없다.
최근 실제로 구매한 고객 한 명을 골라 처음 회사를 알게 된 순간부터 거래가 끝난 뒤까지 과정을 따라가볼 수 있다.
어떤 광고나 경로로 들어왔는지 확인한다.
상품 정보를 어디에서 봤는지, 주문과 결제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은 없었는지 살펴본다.
배송 안내가 실제 일정과 맞았는지, 문의가 있었다면 얼마나 빨리 답했는지도 본다.
반품이나 불만이 있었다면 어떤 과정으로 해결됐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묻는다.
이 고객이 다시 우리 회사를 찾아야 할 이유가 남아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면 신규 고객을 더 데려오는 일보다 기존 고객이 떠나는 이유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고객 한 명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회사 내부에서는 각각 다른 업무로 보였던 광고와 주문, 배송, 문의, 환불이 고객에게는 하나의 경험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생존경영 포인트
광고를 해서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한 번 구매한 고객이 다시 찾아오지 않는 이유를 모른 채 신규 고객 확보에만 비용을 쓰면 회사는 매번 처음부터 고객을 찾아야 한다.
이번 주에는 세 가지부터 확인해보자.
최근 고객이 가장 많이 문의한 내용은 무엇인가.
반품이나 불만이 반복되는 지점은 어디인가.
한 번 구매한 고객이 다시 거래하고 있는가.
답을 확인한 뒤 광고비를 늘릴지 결정해도 늦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