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년 정체된 장비 국산화율과 현재 지표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 능력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15년째 20% 안팎에 머물러 있다. 2011년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발표한 장비 국산화율이 약 20%였고, 2026년 9월 현재 그 수치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산업 구조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장비 자립 없이는 반도체 공급망의 충격 흡수력이 근본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원천 자료는 국산화율을 20% 안팎으로 제시하며, 소재의 국산화율이 30~50%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장비 부문이 특히 취약하다는 구조적 약점을 드러낸다. 이 약점은 제조 강국이라는 외형과 달리 공급망 충격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내부 균열을 의미한다. 국산화율 20%라는 수치는 2011년과 2026년 사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15년 동안 같은 자리를 맴돈다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기술·투자·정책이 유기적으로 병행되지 않은 결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장비 투자 사이클의 긴 기간을 감안하면 추세 전환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
실제로 반도체 장비 한 품목의 개발 주기는 통상 10년 안팎에 달해, 단기 정책만으로는 국산화율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욜그룹(Yole Group)이 2025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21년 8%에서 2024년 23.2%로 급증했다.
욜그룹은 2030년에는 약 4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급격한 상승의 직접적 배경은 2019년 이후 단계적으로 강화된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규제와 동맹국의 장비 통제다.
미국 수출규제와 중국의 대응이 던진 과제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 램리서치(Lam Research), KLA 등과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의 첨단 장비 공급 제한은 글로벌 장비 시장 구조를 바꿨다. 첨단 장비 도입이 막힌 중국은 정부 주도로 국산 장비 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ET시선 보도가 인용한 표현처럼 "너희가 주지 않으면 우리가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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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은 장비 생태계가 정치·외교적 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외부 압력이 오히려 국산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장비 산업은 연구개발(R&D) 기간이 길고 초기 투자비용이 크며 고도의 인력과 공급망이 동시에 필요하다.
본지 취재 결과, 이러한 특성은 단기적 정책 지원만으로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따라서 장비 국산화를 위해서는 10년 단위의 전략과 대규모 자본이 병행되어야 하며, 정부·기업·연구기관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메모리 설계·생산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장비 의존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장비 공급의 한 축이 흔들리면 설계와 생산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장비 수급 차질은 생산 라인 가동률 저하로 직결되며, 이는 수출과 고용에 즉각적인 타격을 준다. 강점이 분명한 분야일수록 그 강점을 지탱하는 하부 기반이 취약할 경우 충격의 파급력이 더 크다.
장비 국산화가 더딜수록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지정학적 충격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정책적으로는 장비 개발에 대한 장기 R&D 펀드 조성, 세제 지원, 공공조달을 통한 초기 수요 확보가 필요하다. 본지 취재 결과, 전문가들은 특히 공공조달을 통한 초기 수요 확보가 민간 투자 유인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사례는 외부 수급 제한이 국산화 압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한국은 국내 생태계 현실에 맞춘 장기 전략을 독자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일상 영향과 정부·기업이 선택할 전략
소비자 측면에서는 반도체 생산 라인 차질이 스마트폰·가전의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업 측면에서는 라인 가동률 저하와 투자 불확실성이 상시적 리스크가 된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는 장비 국산화에 성공하면 고급 인력 수요가 늘어나지만, 실패하면 제조업 일자리 기반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 한국 반도체의 강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장비 부문의 외국 의존은 그 강점을 위협하는 구조적 약점이다.
정부와 기업이 10년 단위의 장비 전략을 설계하지 않으면 공급망 충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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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자립을 어떤 우선순위로, 어떤 속도로 설계할 것인지—그 선택이 한국 반도체의 다음 15년을 결정할 것이다. ※ 이 기사는 ET시선(다음 뉴스)의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기사 제목·기자명·게재 날짜는 원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FAQ
Q. 일반 소비자는 반도체 장비 국산화 문제를 일상에서 어떻게 체감하나
A. 단기적으로는 특정 스마트폰 모델의 출하 지연이나 품절 사태를 통해 영향을 체감할 수 있다. 반도체 생산 라인의 장비 조달이 지연되면 완제품 생산 일정이 뒤로 밀리고, 수출과 내수 시장에서 공급 불안이 발생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 위축이 제조업 전반의 고용 기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비 국산화가 진척될수록 이러한 리스크는 줄어들지만, 현재의 15년 정체 구간이 이어지면 소비자가 느끼는 공급 불안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Q. 정부와 기업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A. 장기 R&D 펀드 조성, 세제 인센티브, 초기 수요를 확보할 공공조달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대학과 연구소를 통한 전문 인력 양성 계획도 병행하지 않으면 기술 축적이 지연된다. 특히 공공조달은 초기 시장을 형성해 민간 투자 유인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업계에서는 이를 핵심 정책 수단으로 꼽는다. 이러한 조합이 없으면 단기 지원에도 불구하고 국산화율은 다시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Q. 중국의 빠른 국산화는 한국에 어떤 시사점을 주나
A. 욜그룹(Yole Group)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장비 국산화율은 2021년 8%에서 2024년 23.2%로 불과 3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이는 외부 수급 제한이 오히려 국산화 압력을 높이고, 정책 일관성과 대규모 자금 투입이 결합될 때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중국식 국가 주도 전략을 그대로 이식하기보다, 민간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정부가 장기 로드맵과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 장비 생태계는 단기 처방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의 사례는 역설적으로 확인해 준다.


